BOARD

미식축구 역사탐방(50)

한국 대학선발 일본 관서지역 원정 1979

1979년 6월 1일은 일본 오사카 서궁(西宮 니시노미아)경기장에서 한국선발팀이 처음으로 일본 대학팀인 에이치대(영지, 英知)를 28-12로 격파한 날이다.

한국팀은 6월 1일, 3일 그리고 5일 등 3번에 걸쳐 니시노미아 인조구장에서 경기를 가졌다.

RB 유성수의 첫 터치다운

최초로 일본팀을격파 9경기 만에 이룬 성과
한국 대학선발은 첫날 비교적 약체인 에이치(英知 영지)대를 상대하였는데 RB 유성수(고려대 OB)가 먼저 30야드 독주로 선제 터치다운을 터뜨리고 이어 임찬빈(고려대)이 추가로 득점, 그리고 다시 유성수가 2번째 득점을 올리며 전반을 20-0으로 마쳤다. 그러고 한국선발은 후반도 8점을 보태며 12점으로 추격을 하는 에이치대를 28-12로 따돌리고 처음으로 일본 팀을 격파하는 기쁨을 누렸다.

한일교류전 9번째 경기다.

이틀 후에 한국팀은 당시 일본의 최강 관세이가쿠인대(KG, 관서학원)를 맞이하여 RB 강인호(한양대)와 QB 이영재(성균관대)가 2개의 터치다운을 터뜨리는 분전에도 불구하고 14-34로 물러섰다.
마지막 경기에서 당시에는 강팀중에 하나인 한난대(판남, 板南)에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8-42로 대패를 당하였다.
종합 성적은 1승 2패로 비록 약팀에게 얻은 1승이지만 한국팀에게는 소중한 기록이다.

경기 결과
6월 1일 한국 선발 28-12 에이치대
6월 3일 한국 선발 14-34 KG대
6월 5일 한국 선발 8- 42 한난대

관세이가쿠인대(KG)와 경기전 행사 6월 3일 니시노미아 경기장

한국 승리 일본 신문기사

많은 배움과 교훈을 준 한국팀 원정.
우리가 1승을 올린 것도 중요하지만 당시 한국 선수들에게는 많은 배움을 주었다.
이 전에는 해외팀과 경기는 고려대 뿐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해외 교류 창구가 고려대OB들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고려대가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당시 단장인 우창진(고려대 OB 63)이 "우리나라 미식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대학들도 실력이 향상되어야하고 또한 해외의 경험도 같이 쌓아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디른 대학의 선수들을 골고루 참여시켰다.
대학별 참가 선수는 고려대가 14명, 성균관이 8명, 연세대가 7명, 한양대 4명, 서울대 3명 그리고 부산의 동아대가 2명 참가한것으로 알려지고있다(고려대 족보 31).
그리고 원정팀 명칭도 한국학생선발로 하였다.

참가 임원 현황
선수 고려대 14명 이외에 5개대 30명/계 44명
단장: 우창진

부단장: 차한호

고문: 추원수, 유인선, 강성봉

총무: 양성균

섭와: 이수담

주무: 정창열

기자: 김인규

영지대와 승리후 팀 사진

후일담
일본원정에 참가했던 강인호(한양대 RB, 후에 경성대 감독)와 차정환(성대 RB, 후에 부산대 감독)등은 졸업 후에 부산으로 돌아가 경성대와 부산대를 지도하게된다. 또한 임원으로 참가했던 부산미식축구의 대부 강성봉 전 부산협회장과원정에는 참가를 못했지만 역시 부산의 대부 최현두 전 부산협회장과 같이 부산팀들을 전국적으로도 강력한 팀을 만드는데 큰 공을 남긴 분들이다. 그 주요 요인 중에 하나가 이번 일본 방문이 그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웃지 못할 이야기로는 당시 한국 선수들은 못이 박힌 축구화를 신었는데 이것이 인조구장에서는 엄청 미끄러웠다.
방문 첫날 연습이 끝나고 관서학원(KG) 스포츠 센타에 여장을 푼 한국 선수들은 관서학원 선수들의 연습 운동화를 허락도 없이 몰래 신고 경기에 나갔다고한다,(강인호 한양대 RB 회고)

그리고 낮 뜨거운 사실은 선수들이 묵었던 관서학원 스포츠 센타의 규칙을 우리팀원들이 준수하지 않아 학교측으로부터 다음 부터는 한국 학생들에게는 숙소를 빌려주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다.(고려대 족보 31, 강성봉 전 KAFA회장 회고)
물론 당시에는 우리 선수들은 처음 나가보는 해외 나들이라 들뜬 분위기속에서 밤늦게 술도 마시는 등 당시의 우리로는 마치 소풍을 나온 것 같았지만 일본 학교 측에게는 매우 민망한 행동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유성수 고려대 OB회고) .
실제로 이 사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후 한일간 교류는 10년간 두절 되었었고 1989년에 다시 일본의 교토 산업대가 한국에 오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2006년 한국 학생 선발이 규슈에 원정을 갔을때 한국 학생들이 머물렀던 세이난카쿠인(西南,서남학원)대 학생기숙사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 당시 KAFA 회장이던 필자가 학교측에 사과를 했고, 이후 교류전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아쉬웠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알아야한다. 이 두 사건은 두 대회를 모두 주선하여주신 관서협회의 후루가와 아키라(高川明)선생님에게 무척 큰 빛을 진 것이다.

참고 자료
고려대 31냔년사 족보 31
자료제공: 유성수(고려대 OB), 강인호(한양대OB), 강성봉(전 KAFA 회장)

사진: 족보 31(고려대 31년사)

글쓴이: 경북대학교 미식축구 감독 한길 박경규